현대자동차 연구직 채용 경험 기록

현대자동차 연구직 채용 경험 기록
Photo by Uiseon Kim / Unsplash

2024년 6월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연구직(R&D) 신입 채용 프로세스와 관련하여, 과정 중 겪어온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작성합니다. (후기)

디테일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나 설명은, 대외비 사유로 자세히 기록하지 않겠습니다.

지원 이력

저는 현대자동차 신입채용에 23년 6월 Nextgen 인턴십을 시작으로 9월, 12월 그리고 3월 까지 모두 지원했지만 전부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습니다. 인턴십까지 따지자면 서류 4탈.

매번 직무를 바꿔서 냈었고, 자기소개서를 쓰면서도 이 직무에 제가 직무에 Fit하다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어필 하지 못했고, 어떻게든 쥐어 짜내느라 머리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행히 졸업을 준비하면서 중견기업 공채에서 채용될 수 있었고, 현재도 근무중입니다.


서류 전형

3월 채용시에는 입사한지 얼마 안되어서 경력란을 공란으로 적어 냈었지만, 이번 6월 채용에서는 적었습니다. 6개월 정도면 짧긴 하지만 적어낼만하다고 판단했던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엔 6개월이 애매하다고 판단하여 적지 않으려 했지만, 현재 재직중 수행하고 있는 업무와 같은 공고가 떴기에 이를 어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류를 쓰고 잊고 해외에서 일정을 보내고 있던 도중, 뜬금없이 연락이 왔습니다.

이때 현지에서 제 수하물에 문제가 생긴 터라 공항에 있었는데, 갑자기 결과 발표가 나왔다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확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서류를 연속해서 4번 떨어지고 나니까 저 당시엔 당연히 떨어졌겠지~ 하고 봤었는데 합격이어서 오히려 당황했습니다.


직무 면접 (1차 면접)

면접 일정 안내가 이틀정도 후에 나왔는데, 무려 1주일의 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던건 직무 면접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제가 비행기를 타고 가기 전날로 잡혀서 (현지 기준) 다행히 면접 응시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직무 면접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사전 과제 풀이를 위해 직무와 관련된 모든 정보들을 시간 나는대로 스크랩하여 읽었고 자기소개서를 다시 한번 정독하여 경험정리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렇게는 적었지만, 사실 거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긴 했습니다. 하필 이럴때 해외에 나와있어 스크랩 해둔 내용들을 읽을 시간도 부족했고 공부를 많이 하지 못했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해당 직무에 대해 재직 중 경험한 일들에 대해서 차분히 복기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자기전에 30분씩 했던 것 같습니다.

직무 면접과 관련해서는 보안 유지 서약서를 작성했기에 디테일한 사항을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면접은 현지 시각으로 새벽에 진행되었고 잠을 자지않고 응시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부족했지만 문제를 나름대로 잘 해결했고 결과를 기대해볼만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와이파이 이슈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다행히 원만하게 넘어갔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난 후 잠을 청한 뒤, 아침에 조식을 먹고 바로 HMAT 인성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인성검사는 최대한 솔직하게 진행하여 일관성을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종합 면접 (최종 면접)

직무 면접 결과는 2주정도 후 나왔습니다. 직무 면접을 복기 할 수록 말을 너무 많이 하고 경험 어필을 너무 과하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직무 면접을 준비를 너무 못해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것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증빙 서류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현대자동차를 위해서 마련해둔 서류를 묶어서 바로 제출했습니다. 예전부터 현대자동차를 최종 목표 기업으로 삼고, 주변 선배들에게 증빙을 잘 준비해두라고 들었어서 사소한 프로젝트나 활동들까지 담당자의 직인과 사인을 받아두어 비교적 수월하게 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재증빙 여부가 합격에 당락을 결정하는것은 아니라고 알고있으나, 저의 경우에는 재증빙 요청이 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결과가 나오고 난 후 면접이 일주일 뒤로 잡혔습니다. 기존의 프로세스보다는 확실히 빠르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면접은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 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소내 보안으로 인해 휴대폰과 워치등을 반납하고 연구소에 들어가서 면접을 봤습니다. 말로만 듣던 연구소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어서 정말 설렜던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수소차 충전소와 고속 주행 트랙을 보면서 '아 정말 오고싶다.' 라는 생각이 가득한채로 면접을 보고 왔던것 같습니다.

면접은 상황면접과 종합면접으로 이루어졌으며, 구조화된 질문과 인성 및 태도를 엿볼 수 있는 경험에 대해 많이 물어보셨습니다. 다대일 면접의 특성상 질문이 매우 많았어서 끝난 후 복기가 힘들었습니다.


최종 결과 : 탈락

결과는 종합 면접이 모두 종료되는 날 이후 1주일 뒤 나왔습니다. 합격이면 채용 홈페이지에서 "최종 결과 발표" , "입사 안내문" 버튼이 활성화 된다는 것을 발표 며칠전에 알았습니다.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동안 정말 속이 타들어갔고 피말린다는게 이런 기분이구나 체감했습니다.

대망의 결과 발표 카톡이 오고, 사이트에 접속했을때..

탈락시 나오는 메뉴인 '결과 발표' 와 '면접안내문'..

이 화면을 보고 그대로 얼어서 5분간 결과 발표 메뉴를 클릭하지 못했습니다 ㅋㅋㅋ 지금은 괜찮지만, 당일에는 엄청난 충격을 받아서 가까운 지인과 가족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 3시간 정도 고민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탈락 사유?

당연히 제 역량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 점수가 좋았다고 가정을 하더라도, 저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으신 누군가가 존재하시기에 역량이 부족했다, 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 면접을 평소 잘 보는 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면접 준비를 크게 하지 않고도 대부분의 면접을 통과했었습니다. 그 이유로는 경험에서 오는 생각과 교훈, 노하우등 저만의 기준과 가치관을 정립하고 다음번에 개선하거나 반영하는 습관을 평소 들여놓아, 경험 정리만 제대로 된다면 면접때 묻는 말에 술술 대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탈락 후 천천히 복기해본 결과 제 스스로 내린 이번 면접에서의 패착 요인은 다음과 같은데요 :

  1. 동문서답 : 면접관의 의도 파악 실패
  2. 충분히 납득 가능하지 않은 이직사유
  3. 회사 얘기로 자소서를 채웠는데 면접에선 학부때 얘기만 한 점
  4. 타 지원자 대비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은 경험
  5. 말이 너무 길어진 것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1차 직무 면접 점수가 낮았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탈락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최종 면접에서의 저는 위 다섯 가지 문제점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너무 긴장해서 잠도 한 시간 정도 자고 갔고, 면접관님의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제가 답변의 방향성을 이끌어 나가려 했습니다. 구조화된 채용에서의 질문은 전부 어느정도 틀 안에서 정답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또한 이직 사유도 더 강하게 어필했어야 했는데요. "현대자동차에 너무 오고싶다, 하지만 이전 회사에 대한 예의가 아닌것은 안다. 그렇지만 현대자동차에 오고 싶은 이유가 ~~~" 즉, 현대자동차에 왜 들어오고싶은지 좋은 이유가 뭔지 줄줄이 얘기했어야 했는데 설명을 너무 길게 한것도 패착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에서 말씀드린 경험들도 복기해보니, 더 좋은 경험이 있는데 이걸 왜 말씀 못드렸지? 했던게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 부분 또한 경험에 대한 정리가 부족했던 제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분위기 좋은 면접이었기에 탈락 가능성도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처음 서류 합격 후 최종까지 가봤기에, 엄청난 아쉬움이 남았지만 정말 귀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직무 면접을 통과해 최종 면접에 갈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어느정도 제 실무적인 능력에 대해서는 기준치를 넘겼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하기에, 재직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계속해서 다시 지원하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최종 탈락을 겪은 후 제가 현대자동차를 얼마나 원하는지 더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음번 지원에 바로 서류 합격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습니다. 동일 직무가 다시 뜬다면 재지원할 계획이지만 최종에서 떨어진 지원자를 실무 직원 분들께서 다시 올려주실지 스스로도 납득이 안되기 떄문입니다.

다만 계속해서 도전하여, 최종 목표로 잡았던 현대자동차에 반드시 입사하겠다는 목표로 앞으로의 채용을 임하려 합니다.